아이가 영어를 말하지 않는 이유, 정말 단어를 몰라서일까요?
많은 학부모님들께서 영어를 배울 때 아이가 단어는 제법 아는데 정작 말을 하지 못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럴 때 흔히 “단어량이 부족해서 그런가?”, “문장 만드는 법을 몰라서 그런가?”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미국 초등학교에서는 이 문제를 다르게 봅니다. 아이들이 말을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는 훈련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미국의 초등 영어 교육은 문장 암기나 단어 테스트 중심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힘, 즉 자기 의견 표현력을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평가합니다. 이 글에서는 미국 초등학교가 어떻게 아이의 생각을 존중하고 그 생각을 영어로 표현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지, 그리고 그 방식을 한국 아이에게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미국 초등학교에서는 아이의 의견이 수업의 중심입니다
미국의 초등 교실에서는 수업이 ‘교사가 말하고, 학생이 듣는’ 방식이 아닙니다. 오히려 학생이 말하고, 교사가 그것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진행됩니다. 그 중심에는 늘 이런 질문이 있습니다.
- “What do you think?”
- “Can you explain your idea?”
- “Do you agree or disagree? Why?”
이처럼 아이의 생각을 묻고, 그것을 존중하는 문화가 수업 안에 녹아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아이는 단어를 몰라도, 문법이 틀려도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 자체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표현보다 생각이 먼저이며, 완벽한 문장보다 자신만의 관점이 더 소중한 기준입니다.
‘표현’이 아니라 ‘표현하고 싶은 생각’을 먼저 키워줍니다
한국식 영어 교육에서는 보통 아이가 말을 잘하기 위해 “이렇게 말해”, “이 문장을 외워”라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하지만 미국식 교육은 그 반대입니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부터 묻고, 그다음에 “그럼 그걸 어떻게 영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를 같이 찾아갑니다.
1. 이야기 중심의 수업에서 자신의 감정을 말하게 합니다
미국 초등 수업에서 책을 읽고 나면 꼭 이런 질문이 따라옵니다.
- “How did the story make you feel?”
- “Which part was most interesting for you?”
아이는 줄거리보다도 자신의 감정, 경험, 판단을 중심으로 대답하게 되며 자기표현의 시작점을 갖게 됩니다.
2. 토론 활동으로 의견 차이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합니다
미국 초등학교에서는 아주 간단한 주제로도 아이들끼리 짧은 토론을 자주 합니다. 예를 들어, “동물원은 필요한가?”라는 주제라면
- “Yes, because we can learn about animals.”
- “No, because animals should live freely.”
중요한 건 정답이 아니라 자신의 입장을 말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는 능력입니다.
3. 틀린 표현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아이가 “He goed to home.”이라고 말해도 교사는 그걸 바로 고치기보다 “Ah, you mean ‘He went home,’ right?” 하고 자연스럽게 올바른 표현으로 이끌어줍니다. 아이는 틀려도 괜찮다는 안정감 속에서 자신 있게 말을 시도하게 됩니다.
한국 아이에게 필요한 건 ‘문장력’보다 ‘자기 생각 훈련’입니다
영어 말하기는 단순히 “외운 문장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말하고 싶은 ‘무엇’이 없으면 문장도 나올 수 없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영어로 말하려면 먼저 자신의 생각을 가지는 연습부터 해야 합니다.
1. 질문에 답하는 훈련보다는, 질문을 떠올리는 훈련
미국 교실에서는 아이에게 답을 요구하기보다 자신이 질문을 만들어보게 합니다.
예: 책을 읽고 나서
- “What question would you ask the main character?”
- “If you could change the ending, what would it be?”
질문을 만들면서 아이는 글 내용을 깊이 이해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사고를 조직하게 됩니다.
2. 의견을 말하는 문장 틀을 자주 연습하게 합니다
아이가 영어로 생각을 표현하려면 다음과 같은 표현의 틀을 반복해서 접해야 합니다.
- “I think ___ because ___.”
- “In my opinion, ___.”
- “I agree because ___.”
- “I don’t agree because ___.”
이런 표현이 익숙해지면 아이는 단순 문장만이 아니라 자기만의 의견을 담은 문장을 말할 수 있게 됩니다.
3. 생각을 말로 정리하게 하는 일상 질문을 활용하세요
일상 속에서 아이에게 자주 묻는 질문을 조금만 바꾸면 영어 자기표현 훈련이 됩니다.
예:
“책 읽었어?” → “What was the most fun part?”
“어땠어?” → “Why did you like that?”
이처럼 자기 생각을 언어로 정리해 보는 경험이 쌓이면 영어 문장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힘이 생깁니다.
말의 유창함보다 생각의 방향이 먼저입니다
영어 말하기는 단어와 문법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그보다 훨씬 먼저 필요한 것은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입니다. 생각이 정리돼야 말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말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뒷받침돼야 비로소 아이는 영어로도 자기표현을 시작할 수 있게 됩니다. 미국 초등학교에서는 바로 그 자기표현의 자신감과 연습의 기회를 끊임없이 제공해 줍니다. 틀려도 괜찮고, 말하지 않아도 기다려주며, 무엇보다 아이가 말하고 싶은 것을 존중해 주는 문화가 존재하기에 아이들은 자유롭게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말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가정에서도 영어 문장을 알려주기 전에 "너는 어떻게 생각해?”, “왜 그렇게 느꼈어?” 이런 질문을 먼저 던져주세요. 영어는 그다음에도 늦지 않습니다. 생각이 있어야 말이 생기고, 그 말이 쌓여 언어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