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다고 말하게 되지 않습니다 – 말하기는 따로 훈련해야 합니다
영어를 배울 때, 많은 아이들은 듣기에는 익숙해져 있지만 막상 자신의 입으로 말하려고 하면 말을 잇지 못합니다.
“이해는 하는데 말은 안 돼요.”라는 부모님의 말처럼, 듣기 능력과 말하기 능력은 완전히 다른 영역입니다. 미국 초등학교에서는 이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일찍부터 말문이 트일 수 있도록 수업 안에서 말하기 활동을 끊임없이 반복합니다. 그 핵심은 바로 ‘질문하고 대답하는 연습’입니다. 단순한 문장 암기나 발표 훈련이 아니라, 서로 묻고 답하며 자연스럽게 말하는 상황을 만들고, 아이 스스로 의미 있는 대화를 만들어 가도록 유도하는 것이죠. 이 글에서는 미국 초등학교에서 실제로 활용하는 말하기 훈련 방식과 수업 구조, 그리고 이를 가정에서 실천하는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말하기 수업의 핵심은 ‘묻고 답하기’
미국의 초등 영어 수업은 발표 중심이 아닙니다. 오히려 작고 짧은 질문-응답 대화를 반복하며 자연스럽게 말하게 만듭니다.
1. 질문은 단순할수록 좋습니다
처음부터 어려운 문장을 말하게 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질문은 Yes/No로 대답할 수 있는 단순한 형태로 시작합니다.
- Do you like apples?
- Is it sunny today?
- Can you jump?
이런 질문은 아이가 부담 없이 말문을 열 수 있게 합니다. 처음에는 단어 하나로 대답해도 충분합니다. “Yes.” → “Yes, I do.” → “Yes, I like apples.” 이렇게 문장을 점차 확장시킵니다.
2. 반복되는 질문-대답 구조로 익숙함을 만듭니다
미국 초등학교에서는 같은 질문을 다양한 상황에서 반복합니다.
오늘의 주제가 ‘동물’이라면,
- What is your favorite animal?
- Why do you like that animal?
- What does it eat?
같은 질문을 친구끼리 묻고 답하며 연습하게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는 ‘질문이 오면 어떤 형태로 대답해야 하는지’에 대한 패턴을 체득합니다.
3. 쌍방향 활동으로 말하는 자신감을 기릅니다
질문은 일방적으로 교사가 묻는 게 아니라, 아이 스스로도 질문을 만들게 합니다.
예:
A: What did you do on the weekend?
B: I went to the zoo.
A: What did you see?
B: I saw a giraffe!
이런 활동을 반복하면서 아이는 듣고 이해하고 → 상황에 맞는 말을 찾고 → 문장으로 표현하는 흐름을 익히게 됩니다. 이 과정은 단순 암기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실전형 말하기 능력을 키워줍니다.
미국 수업에서 사용하는 대표적인 말하기 활동들
미국 초등학교에서는 아래와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질문과 대답’ 중심의 말하기 훈련을 진행합니다.
1. 파트너 질문 카드 활동 (Partner Question Cards)
교사가 미리 만든 질문 카드를 나눠주고, 두 명씩 짝을 지어 서로 질문하고 대답하게 합니다.
- 카드 예시:
- What do you do after school?
- What’s your favorite game?
- What food don’t you like?
활동이 끝나면 아이는 같은 질문을 다양한 친구에게 반복하며 자연스럽게 말문이 트이고 표현이 풍부해집니다.
2. 쇼 앤 텔(Show and Tell)
아이들이 자신의 물건이나 그림을 가지고 나와 소개하는 활동입니다. 이때 친구들은 그에 대해 질문하고, 발표자는 대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 예:
- “This is my teddy bear.”
- “Where did you get it?”
- “My grandma gave it to me.”
단순 발표가 아니라 대화형 발표가 되기 때문에 모든 아이가 참여할 수 있습니다.
3. 역할극(Role Play)
아이들에게 상황을 주고 그에 맞는 대화를 만들어보게 합니다.
- 예시 상황:
- 가게에서 물건 사기
- 친구에게 초대하기
- 날씨에 대해 말하기
이 과정에서 아이는 실제 상황을 상상하며 문장을 조립하고 응용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말하기 훈련 방법
미국식 말하기 수업은 가정에서도 충분히 실천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말할 기회를 자주 주고’, ‘질문-대답 구조로 말문을 트이게 하는 것’입니다.
1. 하루 3 문장 질문 루틴 만들기
매일 정해진 시간에 영어로 3가지 질문을 해보세요.
- What did you eat today?
- Did you have fun at school?
- What was your favorite part of the day?
처음엔 단답이라도 괜찮습니다. 하루 3 문장이 쌓이면, 일주일에 21 문장이 됩니다. 작지만 꾸준한 말하기 습관이 형성됩니다.
2. 질문-대답 역할극 놀이
상황을 정하고 부모와 아이가 번갈아 역할을 해보세요.
- 엄마: “Welcome to my restaurant. What do you want?”
- 아이: “I want spaghetti.”
- 엄마: “Do you want juice?”
- 아이: “Yes, please!”
아이는 즐거운 놀이 속에서 상황에 맞는 문장을 익히고 말하기에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3. 그림 보고 질문 만들기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보며 질문을 만들어보세요.
- “What is the girl doing?”
- “Where are they?”
- “What color is the dog?”
아이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보게 하면, 듣기 → 사고 → 말하기로 연결되는 흐름이 더 탄탄해집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건 ‘틀리지 않을 용기’가 아니라 ‘말해볼 기회’입니다
말하기 능력은 저절로 자라지 않습니다. 많이 들었다고 말이 술술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실제로 영어를 말해볼 수 있는 환경과 기회, 그리고 틀려도 괜찮다는 안전한 분위기입니다. 미국 초등학교의 말하기 수업은 이 두 가지를 철저히 지켜줍니다. 질문하고, 대답하고, 실수를 정정받고, 다시 말해보는 과정을 통해 아이는 영어를 ‘지켜보는 언어’가 아닌 ‘사용하는 언어’로 익히게 됩니다. 아이에게 영어를 말하게 하고 싶다면, 정답을 가르치기보다 자신의 생각을 꺼내게 도와주세요. 그 시작은 단순한 질문 한 줄이면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