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영어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진짜 이유
아이에게 “짧게라도 영어로 글을 써보자”라고 하면 대부분 이런 반응을 보인다.
“무슨 말을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영어로는 생각이 안 나요.”, “틀릴까 봐 무서워요.”
이 반응은 단순히 단어를 몰라서가 아니라, 영어 글쓰기 자체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어 글쓰기는 생각을 정리하고 문장으로 표현하는 능력을 동시에 요구한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은 어떤 구조로 글을 써야 하는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를 배우지 못한 채 단어 수준의 표현만 익히고 있다.

특히 한국식 영어 학습 환경에서는 문법과 단어 암기가 중심이 되어,
“영어로 글을 쓰는 건 시험 문제 풀이용”이라는 인식이 생기기도 한다.
실제 수업에서 보면, 문장 만들기는 곧잘 하지만 막상 한 단락 이상의 글을 요구하면 멈추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기반 훈련이 부족하고, 아이 스스로 글을 완성해 본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영어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위해,
단어 수준에서 문장으로, 문장에서 단락으로, 단락에서 전체 글로 확장해 나가는 3단계 수업 전략을 실제 예시와 함께 소개한다.
단어에서 문장으로: 글쓰기의 첫걸음
아이들에게 처음부터 문단을 요구하면, 글쓰기 자체에 거부감을 느낀다.
그래서 첫 단계에서는 아이가 알고 있는 단어들을 사용해 의미 있는 문장 하나를 완성하는 훈련부터 시작해야 한다.
- ‘감정 + 이유’ 구조로 문장 만들기
예: I feel happy because I played with my friend.
이런 구조를 반복해서 연습하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문장을 늘리는 법을 익힌다.
- 문장 만들기 틀 제공
“I want to ___ because ___.” / “I like ___ and ___ because ___.”
이렇게 시작-이유 구조가 있는 문장틀을 주면 아이들은 더 쉽게 문장을 구성할 수 있다.
- 그림 또는 사진을 활용한 문장 유도
한 장면을 보여주고, “What do you see?” → “What is happening?” → “How do you feel?”로 연결
이런 방식은 아이들이 단어를 조합해 의미 있는 문장을 만드는 데 효과적이다.
- 하루 한 문장 쓰기 루틴 만들기
수업 시작 전에 오늘의 문장을 한 줄 쓰게 하고, 피드백은 내용 중심으로 짧게 제공한다.
“문장을 써도 괜찮다”는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단계의 핵심은 “문장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것이다.
완벽한 문법보다,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 문장을 썼다는 데에 의미를 두자.
문장에서 단락으로: 생각을 연결하는 힘 기르기
문장을 만들 수 있게 되면, 다음 단계는 하나의 주제에 대해 3~4 문장 이상을 자연스럽게 이어 보는 훈련이다.
이때부터는 아이가 “무엇을 먼저 말하고, 다음에 뭘 말할지” 생각해야 하므로 문장 간 연결력이 필요해진다.
- 단락 구조를 알려주기
“1. 주제 문장 → 2. 설명 문장 → 3. 예시 → 4. 마무리”
이 기본 틀을 단순하게 반복해 익히게 한다.
예를 들어 “My favorite food” 주제로 쓰면:
- I like pizza.
- It is cheesy and delicious.
- I eat it every Friday.
- It always makes me happy.
- 순서 연결어 반복 훈련
First / Next / Then / Finally와 같은 순서 표현을 자주 사용하게 하면 글이 구조를 갖게 된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억지로 쓰지만, 금세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패턴으로 익숙해진다.
- 실제 상황 중심의 글쓰기 주제 선정
“My weekend”, “My best friend”, “A fun day at school” 같이 아이의 경험을 떠올릴 수 있는 주제가 글 흐름을 쉽게 만든다.
- ‘3 문장 쓰기’ 과제로 시작
처음부터 문단을 쓰라고 하면 부담이 되기 때문에,
“이 주제로 3 문장만 써보자”는 접근이 부담을 줄이고 도전하게 만든다.
문장에서 문단으로 넘어가는 이 과정은 사고의 연결력과 글의 논리 구조를 함께 키우는 시기다.
아이에게는 어려운 단계일 수 있지만, 문장 간의 의미 흐름을 익히는 데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단락에서 글 전체로: 나만의 글 완성하기
아이들이 문단을 쓸 수 있게 되면, 이제는 자신만의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하는 경험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건 완벽한 글이 아니라, “글을 끝까지 써봤다”는 성취감이다.
- 글쓰기 템플릿 제공
시작, 중간, 끝 구조로 단순화한 글틀을 제공한다.
예:
- 시작: One day, I…
- 중간: Then, I…
- 끝: In the end, I felt…
- 주제 선택권 주기
아이가 관심 있는 주제를 직접 고르게 하면, 글 쓰는 동기가 높아진다.
“내가 좋아하는 동물”, “가장 행복했던 날”, “하고 싶은 일”처럼 친숙한 주제를 주자.
- 그림과 글을 함께 쓰는 활동 병행
글만 쓰게 하지 말고, 글에 어울리는 그림을 함께 그리게 하면
아이는 이야기에 몰입하고,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자연스럽게 올라온다.
- 글쓰기 후 공유 활동
“친구에게 내 글 읽어주기”, “좋았던 문장 서로 소개하기” 등 공유 중심 활동을 하면
아이는 자기 글에 자부심을 갖고, 표현 욕구도 커진다.
이 단계에서는 교사의 피드백도 내용 중심 + 격려 중심으로 가야 한다.
문법보다 아이가 표현한 생각과 감정을 먼저 인정해 주면, 아이는 영어 글쓰기를 어렵게 여기지 않게 된다.
영어 글쓰기, 문장보다 “표현 경험”이 먼저입니다
아이에게 영어 글쓰기를 가르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문법이나 정답이 아니라 ‘생각을 표현해 본 경험’을 쌓게 해주는 것이다.
단어를 조합해 문장을 만들고, 문장을 이어 단락을 만들고, 마침내 나만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이 3단계는
아이에게 영어를 “시험 과목”이 아니라 “자기 언어”로 인식하게 만들어 준다.
글을 쓰는 것은 말보다 더 많은 사고력과 감정 표현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그만큼 아이를 영어에 몰입시키고, 표현력과 자신감을 기르게 하는 최고의 훈련이기도 하다.
오늘 한 줄, 내일 한 단락, 그리고 다음 주에 한 편의 글을 완성해보게 해 보자.
영어 글쓰기가 두렵지 않은 아이는 결국 영어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한다.